130625
나 스스로 똥글이라고 똥똥거리는게 전혀 틀린말은 아니다.
뇌에서 혹은 마음에서 밀려나온다-는 느낌으로 끊임없이 세상으로 나오고자하는 이 상념들
나를 칭찬할만큼 멋진 생각이 밀려나와줄 때조차 사실 그건 남들에겐 일고의 가치도 없을지모를 똥일테고
그 생각을 글로 옮겨놓지 못해 아쉬워할 때조차 그건 그냥 한 번 잘 싸질러진 똥일뿐
허공으로 흩어지고나면 하수구로 흘러들어간 여느 똥들과 다르지 않을 그런 것일게다
그럼에도 나는
저기 그 Artist's Shit 이라 이름붙여 지 똥을 캔에 담아 금값과 똑같이 매겼던 만조니를 흉내내듯
내 똥생각들을 캔에, 아니 종잇장이나 이런 블로그에 애써 담으려고 한다
함정이 뭐냐하면
이 내 똥은 '예술가의 똥'이 아니라서 금값은 커녕 캔값도 안나온다는거지
똥이라도 사더라, 그것도 금값에(지금은 거의 집값에) - 라는 자본주의의 천박한 면을 드러내보인 통찰이 담긴 똥은 사실 내겐 없기 때문일지
아님 나는 그저 만조니가 아니라 1인의 대한민국 남아라서일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내 생각과 글은 그냥 똥이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똥을 싸지 않는건 죽었다는건데
그래 내 생각똥이 뇌를 비집고 안나올 때는 내가 죽어있을때더라 하는 점도
점점 내 생각은 똥이라는 사실을 더 확신하게해준다, 잔인하기도 하여라
스맛폰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여튼 그런 쓰잘데기없는 것에 내 정신을 빼앗긴 그 순간에 비로소 내 생각은 나올생각을 감추고 쏙 들어가버리니까.
여기서 이렇게 오늘도 똥글을 쓰면서
나는 내 똥이 여느 똥처럼 하수구로 허공으로 사라져버릴까 아까워하며
애써 캔에 담아보려하는데,
문득 든 생각은
그래 내 생각은 똥이요 나는 똥쟁이요만
그렇다면 똥이 무의미한것인가 하는 물음.
내 소소한 똥글에 대한 시시한 변명일런지 모르겠지만서도
fact는 '내 글(혹은 당신의 글)은 똥, 똥글이다." 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 그니까
똥이 더럽다 쓸모없다 또는 예쁘다 귀하다 이런 가치 판단은 굳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고로 나는 마음편히 똥글을 쓴다. 썼고 쓸게다
그저 나오니까 그저 쓰는거고
그건 내가 그래도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는 조금은 냄새나는 변명을 하면서
너무 똥똥거려서 좀 더 냄새나는 이 글도 이렇게 나만의 캔에 담아서 금값을 매겨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