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보지 않으려 한다
또래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학번 후배
무심코 읽었던 그 메시지를 다시 읽고
도저히 그가 겪을 슬픔을 가늠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장례식장에 그가 있을텐데
그의 모습과 장례식장은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그 후배는 내게 꽤나 가까운 사람인데
그의 어머니는 내게 멀다
그래서인지 자꾸 슬픔과 그와 그의 어머니와 죽음이 연결되지 않는다
"최초의 사랑(어머니)을 잃고,
단 한번뿐인 첫사랑을 잃으면,
그 다음부터의 사랑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빈자리를 채우는 여인은
상징적인 머리글자 M이거나
누구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파스칼 키냐르, <로마의 테라스>